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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칼럼/코미디예찬!

[코미디예찬] 코빅3, <3GO> 1위보다 값진 눈물의 2위


[오펀 문화예술팀=허순옥 기자] 드디어 시작된 '코미디 빅리그 3'(이하 코빅3) 1라운드 경합은 <3GO>팀이 2위에 오르면서 최대의 파란을 연출했다. 


코빅2에서 줄곧 최하위 팀이라는 굴욕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왔던 <3GO>팀은 오늘 뜻밖에 2위까지 오르는 결과가 나오자 팀의 리더인 윤성호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등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는가를 보여줬다.


코빅3에서 <3GO>가 선보인 '일하러 왔습네다'코너에선 개그맨 양배추(조세호)와 연기자 남창희를 영입하면서 강력한 캐릭터를 확보했다. 탈북자 친구들이 보이스피싱을 하는 불법 업체에 일하러 오면서 벌어지는 희극적 상황을 연기했는데, 양배추와 조세호는 탈북자들의 순수함과 절박함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캐릭터를 창조하면서 독특한 분장과 몸짓으로 관객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받았다. 



특히, 몸개그에 능한 양배추의 독특한 의상과 속눈썹, 헤어스타일, 그리고 귀여우면서도 박력있는 몸동작이 '탈북한 구직자'라는 희소한 캐릭터와 결합되면서 무대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탤런트 남창희가 양배추와 호흡을 맞추면서 더욱 맛깔진 연기를 선보여 관객의 집중력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오늘 무대에서는 최국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사실, 최국의 코미디 재능은 역할극보다는 스탠딩에 걸맞다. 관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상황을 이끌어가는데 능한 최국은 지금까지 역할극에서는 계속 쓴맛을 봐왔다. 


그러나 이번 코빅3 무대에선 본인의 위치를 제대로 찾은 것 같다. 캐릭터가 강한 다른 개그맨들의 연기를 더욱 맛깔지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최국만의 스타일로 기가 막히게 풀어냈다. 극의 주된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상황에 적절한 추임새를 넣고 양념을 치고 호흡을 연결했다. 



흔히들 코미디에서는 메인 캐릭터들의 연기보다 이들을 받쳐주는 보조 캐릭터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더 어렵다고들 말하는데, 최국은 개그콘서트 <달인>의 노우진과는 또다른 스타일로 극을 살리는데 최대의 공헌을 했다. 양배추, 윤성호는 아직까지 메인 캐릭터로는 불완전한 개그맨들인데다가, 남창희 역시 처음 개그무대에 오른 상태. 그러나 이들 메인 캐릭터들이 '완성'된 무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최국'의 역할이 그만큼 컸던 것.


<3GO>의 2위는 <아3인> 1위의 의미보다 크다. 이들의 무대는 무언가 조금씩 부족한 개그맨들이 자신들의 강점과 단점을 서로에게 의지하고 보완하면서 이끌어낸 값진 성과다. 그만큼 실패를 거듭하면서 치열한 자기 성찰과 노력이 있었음을 반증한다. 이들의 2위가 코빅3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아닐 지도 몰라도 최대 감동 포인트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듯. 


코빅3의 남은 무대가 기대된다. 코미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