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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연

[연극] 베스트셀러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공연으로 본다


[오펀 편집국]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소설이 연극무대로 만들어져 더욱 생생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책으로 받았던 감동을 실제 인물이 살아나 극적인 스토리로 재현된다는 것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다. 인기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동명 원작소설을 무대화했다. 예수가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나 자신에게 저녁식사를 청한다는 신선한 발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공연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신’과 함께한 저녁식사라는 독특한 소재의 소설인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원작소설은 출간 당시 ‘뉴욕타임즈’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30만 부 이상을 판매했다. 한국에서도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2006년 1월에 출간되었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무명작가가 쓴 짧은 소설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데는 이유가 있다. 책을 통해 멋진 레스토랑에서 나를 기다리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이라 불리는 한 특별한 인간이 최고의 저녁 식사에 오로지 나 한 사람만을 초대해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게 된다는 이 이야기 구조는 몰입하면 할수록 좀처럼 빠져나오고 싶지 않다는 환상을 갖게 한다. 


소설의 신비로운 환상과 감동을 무대에 생생히 재현한 작품이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이다. 백팩을 맨 스타일리시한 예수님을 무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예수와 한 남자의 대화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며 따뜻한 깨달음과 치유를 안겨준다.


포용력 넓은 소통, 종교와 일상이 깨달음으로 만나다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공연2


한국사회에서 종교적 담론은 격렬한 싸움이거나 한쪽의 일방적인 강압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두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문과 지적, 의문의 해결과 지적의 수용이라는 이해하기 편한 열린 소통방식을 택했다. 비기독교인 관객이라도 어색해할 필요가 없다. 무대 위 예수는 성경책을 들이밀지도 않고, 기도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상대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따뜻한 위로와 잊고 있던 것을 깨우쳐 주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현대판 ‘멘토’나 ‘현명한 리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분명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하지만 작품이 예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기독교의 이야기를 꺼낸다고 해서 이 작품의 종교적 색채가 기독교인만을 이해시키는 편협함에 머물지는 않는다. 작품은 비기독교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인공 ‘남궁선’을 통해 그동안 비기독교인들이 가졌던 기독교에 대한 불만과 의문을 해소하고 비기독교인의 입장에서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일상적 깨달음을 안겨준다.


작품의 넓은 포용력은 예수와 남궁선이 나누는 대화 안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디 한 번 그럴듯한 말을 해보시지’ 하고 시작하는 비기독교인의 무장 자세를 예수는 자신만의 부드러우면서도 핵심을 짚어 주는 대화 방식으로 해제시켜나간다. 


상처받은 내면을 위한 따뜻한 위로


작품이 결국 가장 완전한 사랑이 신의 사랑이자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하더라도 비기독교인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얻을 여지는 충분하다. ‘남궁선’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예수가 나직이 질문을 던지고 ‘남궁선’은 그제야 잊었던 것들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짓궂은 장난으로 타인을 상처 입힌 자신을 엄하게 꾸짖던 아버지, 첫 아기를 낳을 때 죽음의 위기 속에서 출산하는 아내의 곁을 지키며 한마음으로 기도하던 마음, 그리고 아직은 어린 딸이 잘못된 선택으로 설사 큰 죄를 저지른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아버지로서의 사랑도 있다. 관객들은 자신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의 깨달음에 깊이 공감한다.    


작품은 종교적 입장을 떠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관계회복에 대한 갈망,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싶었던 내면의 갈급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이러한 존재의 재확인은 단지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는 충족할 수 없었던 진지하고 깊이 있는 담론들을 ‘연극’과 ‘대화’라는 친근한 접근으로 시도했기에 더욱 효과적이다. 편안한 방식은 물론 둘의 진지한 대화와는 상대적으로 코믹하게 연출한 과거회상 또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게 했다.


연극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는 2013년 1월 6일까지 윤당아트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