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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오펀데이터] 한국재발견 36회 '아우라지 아라리-강원 정선'

한국재발견 <제36회> 아우라지 아라리 - 강원 정선


KBS1 8. 11. (토) 오전 11:00


■기획 의도

한반도의 등뼈로 일컬어지는 태백산맥의 산줄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곳. 앞산과 뒷산을 이어 빨래줄을 이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첩첩산중 두메산골-. 강원도 정선으로 가는 길은 단지 도시를 벗어나는 길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거슬러가는 길이며, 옛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엿보러 가는 길이다. 아스라한 기억 속에 사라져가는 낡은 것들이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고장,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아야했던 사람들의 한과 애환을 담은 구슬픈 정선 아리랑 가락이 흐르는 골 깊은 고장, 그 아픔을 딛고 고향을 지키는 이들의 사람 냄새 가득한 아름다운 고장, 정선을 만난다. 



■주요 내용


1. 아우라지와 정선 아리랑 

 

정선 아우라지정선 아우라지


정선으로 가는 기차의 종착역인 아우라지는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 조양강이 되는 합류지점으로, 이 강은 한민족의 젖줄인 한강의 대표원류 중 하나이자 강원도의 목재를 실어 나르는 뗏목의 출발지점이기도 했다. 뗏목을 타고 남한강 물길을 내려가면 한양의 광나루나 마포나루에 도착했다. 하지만 물살이 험하기로 유명한 동강을 지나며 뗏목이 뒤집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건너 마을 처녀와 사랑을 나누던 총각도 뗏목을 타고 한양으로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자 그만 처녀는 강물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는 애달픈 전설과 함께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라는 정선아리랑 가락이 전해오는 곳, 지금도 아우라지 강가에는 줄배를 운행하는 뱃사공 할아버지가 오랜 옛날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2. 백리 동강길 따라 삶이 흐른다 


백리 동강길백리 동강길


강원도 심심산골, 그것도 산세가 험하다는 정선과 평창, 영월을 흐르는 강줄기인 동강 물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선 땅을 굽이쳐 흐른다. 면적의 대부분이 높은 산으로 이뤄져있어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정선의 마을들. 그 마을들을 찾아가다보면 언제 어디서든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동강이다. 그 강변을 따라 수많은 작은 마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지중의 오지로 꼽히는 언내뜰마을. 이곳에 있는 집은 오직 전재봉 할아버지 부부가 살고 있는 집 하나뿐이다. 좁은 산길을 삼십 여 분 걸어야만 닿을 수 있는 마을, 온종일 기다려도 변변히 사람 한명 구경할 수 없는 이 섬 같은 곳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농사짓고 가축 키우며 평생을 살아왔다. 두 분이서 옥수수며 콩이며 고추 등 드넓은 밭을 일구고 가축을 키우며 오손도손 살아간다. 물줄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동강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3. 척박한 땅에도 삶이 흐른다 - 고랭지 농업 이야기 


정선 고랭지 농업정선 고랭지 농업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한 정선은 예로부터 고랭지 채소로 유명하다. 평지가 없는 정선 땅에서 척박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은 산을 깎아 밭을 만들었다. 산기슭이며 강변가 등에 감자며 배추, 옥수수 등을 키워냈는데... 힘든 환경에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지만, 아랫녘보다 일찍 찾아오는 서늘한 바람은 병해충 없이 튼실하고 여문 채소들을 풍성하게 키워냈다. 


굽이 진 산기슭을 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곳이 가수리 이다. 이곳은 석회암 절벽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붉은 절벽과 강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는데... 이맘때면 가수리에서는 옥수수 수확이 한창이다. 찰지고 뽀얀 옥수수는 정선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는 정선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 바로 올창묵이다. 올창묵과 옥수수맛처럼 진한 정겨움이 묻어나는 구수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4. 석탄 캐던 그 곳에 꽃들이 가득하다 - 탄광 이야기 


정선군 사북읍 탄광시설정선군 사북읍 탄광시설


정선의 역사는 광산의 역사기도 하다. 1960년대 개설된 정선선 주변은 말 그대로 땅만 파면 석탄이 나오던 금맥과 같았다. 당시 우리나라 최대의 석탄산지로 꼽혔던 정선군 사북읍. 지금은 카지노 등이 들어선 관광도시로 변모했지만 과거엔 탄가루만큼이나 사람으로 붐비던 활기찬 도시였다. 사북광업소는 동양 최대 규모로 전성기 시절엔 광부 수만 5천명 이상이었다는데... 


2005년 문을 닫은 뒤 지금은 과거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곳. 당시 광부들이 광산을 보존하는데 앞장서 지금도 갱도며 세면장 등 광산의 흔적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북 고한읍이 자리 잡은 백운산 일대에도 과거 석탄을 캐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백운산 정상에는 도롱이연못이라 하는 독특한 연못이 있다. 여기저기 굴을 뚫어 석탄을 캐내면서 갱도가 무너지며 땅이 꺼졌고 그곳에 물이 들어차 생긴 습지라는 도롱이 연못. 그러나 지금은 도롱뇽들이 살 정도로 맑은 연못이 됐다는데... 사람들이 훼손해 놓은 땅위에 스스로 아픔을 치유하고 있는 자연의 신비로운 생명력을 만난다.


5. 정선의 새로운 명물 - 오일장 


정선오일장정선오일장


예로부터 "정선 하늘은 세뼘"이라는 말이 내려올 정도로 첩첩산중인 정선. 예전에는 귀양 가는 길이라 하여, 그야말로 하염없었던 길이지만 도로와 철길이 놓이면서 지금은 서울에서 서너 시간 정도 거리다. 그런데 민둥산역에서 아우라지까지 역무원도 없는 고즈넉한 간이역들이 이어지는 정선선은 하루에 두 번 두 칸짜리 완행열차가 운행돼, 여행의 낭만을 더하는데... 평소에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정선선 그런데 매달 2일 7일이 되면 정선오일장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1966년 처음 문을 연 정선오일장은 2012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 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15년 전만 해도 장이 크지 않아 물물교환이 이뤄졌던 곳이라는데... 현재는 찾아오는 외지인만 하루 평균 천 여 명인 큰 장 이다. 고랭지 기후가 키운 신토불이 산나물과 채소 그리고 강원도 특유의 음식들은 물론 흥겨운 아리랑 공연까지 있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데... 구수한 입담과 사람 냄새 가득한 정선오일장으로 떠나본다.


6. 젊음이 가득한 레포츠의 고장 


정선 레일바이크정선 레일바이크


탄광의 쇠퇴와 함께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정선의 폐선 된 철로가 레일바이크로 새롭게 태어나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고 있다. 구절리에서 출발해 아우라지까지 운행되는 7.2킬로의 레일바이크 구간은 국내 최장코스로 약 한 시간 거리라는데... 현재는 한해 관광객만 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정선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강물을 따라 철로가 놓여 있어 주변 풍경이 그림 같이 아름답다. 흐르는 강물을 따라가다 보면 정선의 명물 병방산이 나온다. 위로는 천층 절벽이요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강물이라 한사람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하지 못 할 요새지라 병방산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다. 그 천길 낭떠러지에 아찔한 스카이워크가 있다. 지상에서 500미터 벼랑 끝에 설치된 스카이워크 위에 서면 한반도의 지형을 그대로 닮았다는 산과 그 산을 감아 돌아가는 동강의 물길이 만든 비경이 펼쳐지는데...


이곳 전망대에서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내려가는 짚 와이어가 지난 6월말 개장했다. 동양 최대 길이와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는 짚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나는 듯 한 느낌으로 정선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만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