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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생의 도서관 '노인' 1500명의 이야기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오펀 문화예술팀=허순옥 기자]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노인이 한 명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다. 그리스 격언에는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리라” 는 말도 있다. 이들 모두 세월의 두께와 깊이가 주는 삶의 경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그 때문일까?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 여타 유명 스타 저자들의 책 속에서 조용하고 강한 독자들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사랑, 직업, 아이, 후회, 꿈…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몇몇 가지 굵직한 삶의 문제들을 눈앞에 두고 갈등한다. 때문에 현대인들은 이를 해결해줄 조언을 지칠 줄 모르고 탐욕스럽게 구한다. TV에 나오는 소위 ‘전문가’들을 보며 인간관계 문제, 재정적 어려움, 성기능 장애 등의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도움이 될 만한 칼럼을 읽거나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하기도 하며 자기계발 웹사이트에 상담을 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살아보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시간이 흐르고 끝까지 지켜보아야 알게 되는 인생의 변하지 않는 공식들 말이다. 不經一事면 不長一智라는 말처럼,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 즉 경험을 자기의 것으로 체득하면 세상사는 지혜를 더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나이가 인생을 가르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의 토대가 된 코넬대학교 칼 필레머 교수의 일명 ‘인류 유산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는 자기계발서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칼 필레머 박사는 5년 동안 70세 이상의 1500명이 넘는 노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인생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인간의 삶에 가장 맞닿아 있는 날것의 지혜들을 서른 가지로 정리했다. 그가 만난 현자들의 삶은 모두 합쳐 8만 년. 결혼생활만 따지면 3만년이고 그들이 키운 아이는 3000여명이다. 그렇게 70년 이상 삶을 ‘버티거나 즐긴’ 이들의 공통적인 조언은 여타 자기계발서와 달리 현실에 뿌리 박혀 있는 생생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독자들은 한결 같이 ‘이 책을 놓치지 않게 되어 정말 다행이디’, ‘평생 읽어야 할 책 중 한 권’ ‘밑줄을 그으며 읽게 되는 책’ 등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그 가르침은 수 백 권에 이른다”라고 입을 모은다. 


작년보다 더 더울 거라 말하는 올 여름. ‘내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인생의 등대’라고 말한 어느 독자의 말처럼, 손바닥 보다 조금 더 큰 ‘한 권의 도서관’에서 피서를 해보면 어떨까? 특히 아침에 눈뜨자마자 “일하기 싫어 죽겠네”라고 푸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직장으로 향하는 사람들, 평생의 반려자 찾기에 나섰으나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이들, 뜨겁게 사랑했으나 차갑게 식어버린 결혼생활에 원망뿐인 기혼자 등 이 세상을 ‘살아나가야만 하는’ 이들에게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