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JTBC ‘신예리 강찬호의 직격토크’는 이장수 감독을 만나 해임의 속사정과 이후 심경, 중국 프로축구의 실상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광저우의 일방적인 해임에 대해 이장수 감독은 씁쓸해하며 말문을 열었다.
해임 통보를 받은 건, 지난 5월 15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광저우가 예선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직후. 경기를 끝내고 중국으로 돌아온 이 감독에게 그룹 회장이 “미안하다. 어쩔 수 없이 교체하게 됐다”라는 말만 남긴 채 해임을 통보했다고 했다.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던 데다 이 감독의 계약기간은 20개월이나 남아있던 터라 광저우의 해임 통보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자존심마저 잃고 싶지는 않아서 이유를 꼬집어 묻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2부 리그에 있던 변변찮은 광저우를 2년 만에 1부 리그 우승팀으로까지 올려놨던 이 감독으로선 광저우팀이 이같은 결정이 무척이나 안타깝고 섭섭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들은 중국 팬들도 “어려울 때 같이 건너자던 구단이 다리를 건너고 나니까 다리를 잘라버렸다”며 크게 분개했다.
사실 이탈리아 출신 리피 감독으로의 교체설은 이 감독의 해임 6개월 전부터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지만, 이 감독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무시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해임통보를 받고 보니, 구단에서 이미 감독 교체 결정을 내린 채 시기를 봐왔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이 감독은 중국에선 때때로 큰 이슈거리를 만들어서 ‘구단 띄우기’를 하는 관례가 있는데다 차기 최고 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열혈 축구마니아로 알려지면서 구단이 정치적인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해임 직후 K리그로부터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독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중국 1부 리그의 유명 구단 두 팀으로부터도 감독 제의가 왔다. 하지만 이 감독은 복잡한 심경을 추스르기 위해 연말까지는 어떤 팀도 맡지 않겠다고 스스로 결심하고 모든 제의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1998년, 처음 중국 축구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를 회상했다.
천안 일화 감독을 그만두고 나서 돌연 중국행을 결심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상당히 심했다고. 중국의 구단은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감독을 경질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감독의 무덤’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처음 감독을 맡았던 충칭은 재정여건이 나빠서 감독과 선수 모두 6개월간 월급 한 푼 받지 못했고, 결국 선수들이 훈련을 보이콧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구단은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을 다른 프로축구팀에 넘기고 그 돈으로 선수들의 월급을 지급했다.
1부 리그 꼴찌를 달리던 충칭을 중국 FA 우승팀으로 변신시킨 이 감독은 충칭에서 ‘충칭의 별’이라 불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충칭에서 그의 팬클럽 회원 수는 무려 천만 명에 이르렀다. 언론을 통해 이 감독의 구단 이적설이 흘러나오자, 수천 명의 팬들이 혈서를 쓴 플랜카드를 들고 몰려와 떠나지 말라고 애원했다.
충칭과 칭다오, 베이징, 광저우까지 1998년 이후 중국 프로리그 네 팀을 이끌면서 268게임 118승, 405골 438포인트를 획득하며 중국 프로리그의 최고기록을 경신, 최하위팀을 FA 우승팀으로 끌어올린 이장수 감독! 그는 스스로 자신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 감독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정직과 성실, 소통을 꼽는다. 세 가지 덕목을 갖추려 노력하다보면 원칙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철의 리더십’이 생긴다고 말했다.
철의 감독, 이장수에게도 각종 유혹이 끊이지 않았다. 감독이 충칭에 있을 시절, 브로커가 ‘용병선수 두 명을 출전시키지 않으면 대가를 지불하겠다’며 승부조작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 감독은 한화 기준 60억 원을 내놓을 자신이 없으면 말을 꺼내지 말라며 일언지하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중국 축구의 승부조작은 2년 6개월 전,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관련자 처벌에 들어가면서 일대 소탕이 됐다. 이 감독은 당시 중국의 승부조작 실상을 지켜보며 한국에서도 암암리에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을 거라 보고 중국을 방문한 한국 축구관계자들에게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그 누구도 귀담아 듣는 이가 없었다고 당시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에서 승부조작 건이 대대적으로 터졌을 때, 이 감독은 허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장수 감독의 12년 중국생활 가운데 최대 위기는 2000년 한 신문사가 “이장수 감독이 뒷돈을 받고 선수 선발권을 다른 팀에 양보했다”고 허위보도를 하는 바람에 곤혹을 치른 일. 이장수 감독은 신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승소했다. 소송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에선 “중국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외국인 감독이 소송을 거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말렸다고 한다. 당시 이 감독의 재판은 뉴스로 중계될 정도로 화제 거리가 됐으며, 당시 법정에 선 이 감독은 “내 개인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내 조국의 명예도 함께 걸려있다. 내 자식의 목숨을 걸고 결백을 맹세한다” 고 밝혔다고 회고했다.
이장수 감독은 현재 필드에서 뛰고 있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QPR로 이적한 박지성 선수에 대해 “지성이의 결정을 존중한다” 면서 “가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QPR행을 선택한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박지성 선수에 얽힌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광저우 구단 시절, 회장이 이 감독에게 수차례 박지성의 영입을 지시했고, 이 감독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동안 고민에 빠졌었다고 고백했다. 이 감독은 선수 개인의 미래 뿐 아니라 한국 축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박지성 선수가 중국이 아닌, 더 큰 무대에서 뛰는 게 바람직하다 판단했고, 박지성 선수에게는 말조차 꺼내보지 않은 채 회장에게 ‘박지성에게 거절을 당했다’며 거짓으로 둘러댔다고 비화를 털어놓았다.
또한 지난 겨울 박지성을 런던에서 만나 이같은 사실을 본인에게 전했으며, 그때까지 박지성 본인도 이번 이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평소 경제적인 이유로 축구를 배우지 못하거나 도중에 포기하는 어린 선수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죽기 전 반드시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축구 유망주들의 후견인이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이장수 감독이 출연하는 신예리 강찬호의 직격토크는 7월 15일 일요일 오전 7시4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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