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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히딩크 감독, "박지성은 근본적으로 대단한 실력의 선수는 아니다"


[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이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의지력으로 성공한 박지성에게 경의를 표했다.

  

tvN의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가 2012 K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지난 5일(목) 히딩크 감독을 초대해 인터뷰를 했다. 히딩크 감독이 국내 토크쇼에 출연한 것을 이번이 처음. 이날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10주년을 맞은 2002 월드컵의 추억과 애제자 박지성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 그만의 축구 철학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2일(목) 오후 7시 방송. 




 

이번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이적한 박지성 선수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박지성을 처음 봤을 때 “근본적으로 실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목표를 향한 열정과 투지가 강했으며,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을 현명하게 찾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시절을 회상하며, “내가 물었다. ‘지성! 계속하고 싶니 집에 가고 싶니?’ 그러자 박지성은 ‘아니요, 계속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기서도 성공하고 싶고 다음 단계에서도 성공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며, 성적 부진으로 홈팬들의 야유를 받으면서도 성공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던 박지성의 면모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지성은 실력은 대단하지 않지만 놀라운 의지력이 어떤 성공사례를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주는 좋은 케이스”라며, 그런 박지성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MC 백지연 앵커가 2002 월드컵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선수가 누구인지 묻자, 히딩크 감독은 고심 끝에 안정환 선수를 꼽았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며 자만심에 빠진 안정환에게 특별 훈련을 제시했고, 그 모든 과정을 도전하고 극복하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는 것.


“당시 내 의견으로 그는 월드컵에 어울리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를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다.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는 모든 혹독한 훈련을 다 해냈다. 이탈리아에서 뛰며 자만심에 빠져있던 안정환을 위해 도전을 준 것인데, 그는 이 도전을 극복함으로써 몇몇 결정적인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내가 안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다.”

  

그와 함께 히딩크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과 이영표를 예로 들며 한국선수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사려 깊은 조언을 해주었다.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 언제나 절차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 최종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 한꺼번에 두 계단을 넘기는 어렵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은 2002 한일월드컵. 그는 한국 밖에서도 “2002 월드컵을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그렇게 그에게도 의미가 깊은 2002 월드컵이었지만 처음 그에게 한국대표팀 감독 제의가 왔을 때는 많이 주저했다고 한다. 그리고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금 힘들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국축구협회에 내건 두 가지 제안이 수용되자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하나는 “국가대표팀을 클럽처럼 만들어 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팀과 경기할 경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월드컵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연습을 해야 했고, 어려운 상대와의 실전을 통해 경험을 갖춘 팀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엔 프랑스와 체코에 5:0으로 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언론에서 히딩크 감독을 비난하며 붙였던 ‘오대빵’이란 별명에 대해서도 당시는 한국 신문을 읽지 못해 몰랐다며 웃었다. 결국, 그 덕에 여론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쏟았다고… 그리고 당시로선 무명에 가까웠던 박지성과 같은 선수를 중용하며 한국 특유의 서열 문화를 깨고, 오로지 축구 실력만으로 매겨지는 서열 문화를 정립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결합하며 월드컵 4강이라는 ‘히딩크 매직’이 결실을 본 것.

  

이와 관련해 히딩크 감독은 “나는 ‘히딩크 매직’이란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특별한 마법은 없다. 내 커리어에도 실패는 있다. 실패 없이 긴 커리어를 가질 수는 없다. 나는 오직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열정적인 한 나는 모든 선수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은 32팀으로 시작하지만 챔피언은 하나다. 결국, 31팀은 실패한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실패인가? 진정한 실패는 나나 선수들이 자신의 저력만큼 열정을 쏟아 붓지 않는 것이다. 부정적인 의미의 ‘실패’는 바로 이런 것이다.”라 말하며,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결과가 아닌 열정의 크기로 가늠해야 한다는 남다른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한편, 장애아들을 위한 축구장 건립 사업 등 본인의 축구재단을 통해 2002 월드컵으로 받은 사랑을 한국에 다시 나눠주고 있는 히딩크 감독. 그는 이날 인터뷰 도중 시청자를 위해 추억의 ‘어퍼컷 세레모니’도 재현하며 여전한 한국 사랑을 뽐냈다. 특히, 은퇴시기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아직 아니다(Not just yet). ‘저 못되고 짜증 나는 늙은이 또 왔네’라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면 은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 명장 감독으로 인정받았던 30년보다 현역 선수로 뛰었던 15년이 더 큰 기쁨이었다는 히딩크. 열정을 가진 사람이 가장 젊은 사람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그와의 인터뷰는 12일(목) 오후 7시 ‘사람으로 만나는 세상’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