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문화예술팀=허순옥 기자] 좋은 공연이란 어떤 공연일까? 우문도 이런 우문이 없다. 수 십 만원을 넘나드는 고가의 공연에서부터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제발 여기 좀 봐주세요식의 거리공연에 이르기까지 세상에는 공연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에게 다가서고 어필하는 여러 모양새의 공연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지불하는 비용보다 그 울림이 더 크다고 여겨지는 공연이면 좋은 공연일터다. 결국 공연을 대하는 관객의 심미안에 따라서 평가는 달라지겠지만.
지난 6월 10일 저녁에 세종문화회관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쳐진 광화문 문화마당 ‘봄의 뜨락’ 공연을 두고 뒷얘기가 많다. 이날 파우제가 연주한 곡은 리베르탱고, twilight, desafinado, all of me, 외로운 발자국, tango en skai 등 10곡.
김용주의 클래식피아노와 조장원의 팝 피아노연주에 드럼과 베이스, 하모니카, 색소폰에 바이올린이 따르고 거기에 국악기 해금과 대금이 붙는다. 이들이 만나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간다.
이른 바 탱고음악에 있어 고전의 범주에 드는 ‘리베르 탱고’만 해도 재밌다. 아직 이러한 시도와 해석은 없었다. 국악기가 나오고, 대금이 애드립을 하고, 해금이 색깔을 입혀 준다. 파우제의 해석과 시도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사실 이런 식의 음악적 시도는 일정한 리스크를 안게 된다. 최소한 원작보다는 색다른 맛을 전해야하고 나아가서는 원작을 넘어서야 하는 부담을 진다. 문제는 그 속에 깃들어있는 뮤지션으로서의 진정성과 듣는 이들에게 이러한 시도에 대해 대중성을 획득해 나갈 수가 있는 건지. 또한 그러한 형태의 시도가 향후에 지속가능한 하나의 음악적 포맷으로서의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지의 여부가 관건이 된다.
이에 대해 국악방송에서 ‘황윤기의 세계음악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음악평론가 황윤기는 결정적인 마케팅이 전제되지 않는 조건에서 공연예술의 상업적인 성공을 담보해 내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면으로 마케팅보다 우선돼야 할 조건은 연주자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생명력과 대중들과의 교감과 공감이다. 이런 측면에서 파우제의 음악적 시도는 이미 일정한 수준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이들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 볼만하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람들은 실험적인 음악적 시도에 대해 열광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아주 인색하다. 그래서 시도는 대체로 시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파우제의 음악은 이미 시도단계의 음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대와 연주의 규모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모색될 수도 있겠지만 파우제의 음악은 이미 만만치 않은 정형으로 파우제 브랜드의 음악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난 10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봄의 뜨락’ 공연장에는 약 300명의 관객이 자리했었다. 열광적이지는 않았지만 공연을 대하는 관객들의 표정이 더 없이 행복해보였다.
그들의 음반을 찾는 관객도 보였다. 파우제의 음반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파우제의 고집이 있었다. 파우제의 리더 김용주는 그들의 음악이 무대에서의 소통과 교감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고정화된 음원의 필요성을 못 느껴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팬들의 요청이 분명하게 있고 파우제음악의 느낌을 일상에서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디지털음원이나 음반으로도 음악을 전달해 드리고자 하는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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