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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축제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살면서 영화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감동을 받고 살아온 것만 같다.
영화는 그저 킬링타임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유독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내 인생에 매우 인상적인 기억과 감동을 간직한 영화들이 있다.

혹시 다른 분들이 보지 않은 영화가 여기에 있다면 한번쯤 공유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순위 집계는 어려워 그냥 연대기순에 가깝게 정리했다. 


1.택시 드라이버 (마틴 스콜세지. 1976. 미국)


죽마고우와 함께 고3 겨울방학 때 봤던 영화. 그 당시 뭔가 뭔지 스토리도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나는 그 영화에서 표면적인 스토리 아닌, 주인공의 심리적인 흐름을 쫓았던 또 하나의 스토리에 대해 뭔가를 강렬하게 수용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말로 옮기면 지리멸렬하기 그지 없다. 인간의 절망과 변신, 그리고 부활이라는 일련의 코드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심리적 흐름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거의 무의식을 위한 영화라고 말할만 하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고3의 허물을 완전히 벗어버린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뭔가 세상에서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2.터미네이터 2 (제임스 카메룬. 1991. 미국)


SF 액션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앤드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영화관에 남아있었던 최초의 영화로 기억된다.

SF가 갖춰야할 모든 미덕과  액션영화가 갖춰야할 모든 미덕이 다 갖춰진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당시엔 최첨단의 특수기술었던 3D그래픽을 굉장히 잘 이용해 만들어서 정말 깜짝 놀랬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물은 모두 다 볼만 하지만, <심판의날>만큼 대단한 역작은 아직까지도 거론될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임팩트가 강했던 만큼 결코 2번 다시 볼 영화는 아니었다는 점. ^^ 

 

3.델리카트슨 사람들 (장 피에르 주네. 1991. 프랑스)



대학시절 봤던 영화. 이 영화 속에는 위트, 잔인함, 인간다움, 아름다움이 독특하게 섞여있다.

프랑스 영화라면 학을 떼던 나지만, 이 영화엔 인간과 문명, 그리고 삶의 잔인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놀라운 통찰과 재해석이 담겨 있다.

프랑스 영화의 고상떠는 분위기도 없고, 절대로 쉽게 이해되지 않겠다는 컬트의 강박관념에서도 벗어나 있는 영화.

기괴한 분위기에 독특한 스토리. 거기에 상당히 설득력 있는 상황설정과 아름다움과 인간다움이 모두 살아있는 영화. 내가 본 컬트 영화 중에서 최고 백미라고 평가하고 싶다. 



4.사랑의 블랙홀 (해롤드 레미스. 1992. 미국)



때때로 삶의 의미는 실제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통해 그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할 수가 있다.

이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가진 덕목이라고 한다면, 사랑의 블랙홀보다 더 감동적인 스토리는 없을 것 같다.

매일 같이 특정한 날이 반복된다는 설정에, 그 상황 속에서 한 인간이 방종과 절망, 그리고 수용과 창조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구원을 얻는가에 대한 진지하고 섬세한 통찰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진짜 재미있다.




5. 그랑블루 (뤽 베송. 1988. 프랑스/이탈리아)


해마다 여름이 되면 보는 영화. 이 영화는 설명하는게 좀 구차한 영화다. 말 그대로 보면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영상의 배경, 색채, 스토리, 음악 모두가 대단히 감동적이다. 생각하지 말고 보고 느끼고 즐기면 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정말 여름에 잘 어울린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야 "아, 여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지독할 정도로 남성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 상에선 연애 이야기가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이 영화는 두 남자에 대한 얘기에 집중된다. 그리고 그 두 남자의 경쟁과 애정에 대한 것들이 아름답게 표현된다.

해마다 보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다.



편집기가 불편해 포스트에 계속 이어 쓰기가 싶지 않네요.^^:
5번까지만 쓰고 다른 포스트로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