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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본방사수] 한국인의 밥상 63회, 인천의 음식자유구역을 가다


[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KBS 1TV <한국인의 밥상> 63회는 개항한 지 130년의 역사를 가진 인천의 음식을 다룬다. (3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토박이보다 더 많은 외지인이 거주하고 드나드는 인천은 개항 130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인천항으로 외국의 많은 문물이 들어오게 되면서 인천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노동자와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꾼으로 가득했다. 

이로 인해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노동자들이 한 끼 식사 해결을 위해 빠른 속도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들이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도시 인천의 개항 역사와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된 인천의 음식을 살펴보자. 그리고 인천의 땅이 매립되면서 묻혀 버린 인천의 수많은 특산물과 사라지고 있는 인천 고유의 향토음식도 알아보고자 한다. 


신포시장에서 인천 밥상을 묻다

신포시장은 인천 시민이 즐겨 찾는 음식의 메이커이다. 닭강정으로도 유명하지만 신포 순대, 만두 등으로 유명한 이곳은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역사가 오래된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곳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현길 사장님과 향토사학자 김윤식 선생님은 인천 토박이로 아직도 인천만의 향토 음식을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즐겨 먹는다고 한다. 인천에는 외국인을 위한 도축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스테이크 재료로 쓰이는 고기 외에는 다 버려졌다고 한다. 

그 버려졌던 재료들은 인천 향토 음식의 재료가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추어탕이다. 추어탕은 어느 지역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인천의 추어탕은 조금 다르다. 통미꾸라지에 소고기와 곱창이 들어가는데 이는 인천에서만 볼 수 있는 추어탕의 형태라고 한다. 특히 매운맛 때문에 부녀자들과 아이들은 먹지 못하고 술꾼들이 해장으로 저녁에 먹었던 음식이라고 하는데... 인천이 고향인 최불암 선생님조차 접하지 못했던 인천의 추탕과 덕적도에서 유명했던 민어를 이용한 암치구이를 소개한다. 


인천항 노무자들의 패스트푸드, 인천의 향토음식이 되다


개항을 하고 나서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인천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인천항에는 중국에서 온 노무자들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특히 산둥 사람들이 많았다. 산둥 지방에서는 주식인 빵과 대파에 춘장을 찍어서 먹었는데 이 식문화가 인천에 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되었다. 노무자들이 일하면서 빨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즉석에서 만들어 먹었던 패스트푸트가 바로 이 춘장을 이용하여 만든 짜장면이었다. 

차이나타운에 정착해 짜장면 집을 운영하고 있는 손덕준 사장님은 옛날 아버지가 소쿠리를 던져주면서 인천항에 버려졌던 복어를 주워왔던 기억이 난다고 한다. 당시 독 때문에 함부로 먹지 않았던 복어를 이용하여 손덕준 사장님의 아버지는 복짬뽕을 만들어서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양반들도 먹지 않았던 돼지 껍데기를 자주 구워 드셨는데 그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자전거로 서울까지 배달했던 인천의 냉면


1930년대 당시 인천역 뒤에는 제빙공장이 설치되어 있어서 인천 각 지역마다 얼음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원래 냉면은 주로 이북 지방에서 동치미와 함께 겨울에 먹었던 음식이었지만 얼음이 생겨나면서 여름에도 시원한 냉면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스무 개 이상이면 자전거를 타고 서울까지 배달을 갔던 인천의 냉면은 동치미 국물이 아닌 소뼈를 우려낸 국물로 냉면 육수를 만들었다. 이는 인천의 많은 도축장이 있었기 때문에 소고기가 흔해서였다.

6.25 전쟁 이후 인천에서 냉면 장사를 시작한 아흔셋의 노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점심으로 냉면을 먹는다고 한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냉면을 팔고 있는 함원복 사장님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인천 냉면을 알아보고 아흔셋의 어머니가 말하는 냉면의 다양한 이름과 제대로 냉면을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정성스럽게 칼로 다져서 만들었던 황석어완자탕


인천 토박이 고승배씨는 음식 솜씨 좋은 어머니가 요리하실 때 지켜보는 걸 좋아했다 그걸 지켜보던 어머니는 항상 부지런히 배워서 시집가서 잘 해야 한다며 줄곧 얘기하셨다.

어머니의 음식 솜씨를 물려받은 고승배씨는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 어릴 적 어깨 너머로 배웠던 음식을 만들었는데... 인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황석어를 칼로 잘게 다져서 만든 황석어 완자탕은 어머니의 사랑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요즘은 믹서가 있어서 힘 들일 필요 없이 곱게 다질 수 있었지만 예전에는 일일이 칼로 정성스럽게 다져야 했다. 황석어를 다지면서 느끼는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만을 위한 고승배씨의 밥상을 살펴보자.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무의도 벌버리묵


인천 무의도에서는 추운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있다. 젓가락으로 집으면 벌벌 떤다고 하는 벌버리묵이다. 이 벌버리묵은 인천에서 많이 잡혔던 박대 껍질을 이용하여 만드는데 지금은 인천에서 박대가 많이 잡히지 않아 다른 곳에서 잡아온 박대를 껍질만 따로 구매해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잘 말린 박대 껍질을 끓는 물에 넣게 되면 걸쭉해지는데 이걸 채에 걸러서 하루 이상 두게 되면 탱탱한 묵이 된다. 생선 껍질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색을 띠는 벌버리묵은 비리지 않으면서 쫄깃쫄깃 씹히는 질감이 좋아 무의도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인천이 고향은 아니지만 무의도가 좋아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정경자씨가 만들어주는 벌버리묵을 만나보자. 

그리고 인천이 고향인 최불암 선생님께서 기억하는 인천의 옛 모습과 추억 그리고 어머니가 해주셨던 생선이 통째로 들어간 김치를 소개한다. 

KBS1에서 목요일 밤 7시 3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