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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본방사수

'남극의 눈물' 제작진이 마주한 1000일 동안의 남극 이야기


[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수려한 영상과 그를 뛰어넘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남극의 눈물]의 숨은 뒷이야기가 오는 17일 금요일 밤, 에필로그 방송을 통해 펼쳐진다. 


남극 전역을 누비며 담아온 그림 같은 영상 뒤에는 열악한 환경을 최고의 기술과 열의로 극복한 제작진이 있었다. 제작진은 2010년 봄부터 2011년 가을까지 총 4개 팀이 한국, 일본, 호주, 독일, 아르헨티나 등 10개국 12개 기지의 도움을 받아 세계에서 유례없는 남극 로케이션을 감행했다. 제작진이 남극을 마주한 시간은 자그마치 1000일이 넘었다. 그 1000일의 여정 동안, 영상 뒤에 숨겨진 제작진들의 못 다한 이야기를 에필로그 방송을 통해 공개한다.


남극의 눈물1


세상 끝에서 만난 황제펭귄과 제작진의 우정


“사람이 들어와서는 안 될 곳 같아요. 이곳은 펭귄들의 땅이에요. 만약 개발이 되면 펭귄    이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어요” - 김진만 프로듀서

“황제펭귄이 마치 내 자식 같은 기분이에요. 우리를 잊어버리겠지만 얘네가 잘 살 수 있었  으면 좋겠어요” - 송인혁 촬영감독


황제펭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남극으로 떠난 제작진은 한국에서 직접 황제펭귄 모양의 모자를 공수해가는 등 황제펭귄과의 소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그러나 황제펭귄은 제작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고, 눈을 맞추고 새끼까지 데리고 와 제작진을 구경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다가오는 황제펭귄을 막아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아마존에서도 카메라 앵글을 보러 왔던 원주민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송인혁 촬영감독의 인기는 남극에서도 여전했다. 황제펭귄은 저마다 카메라를 보겠다는 듯 송인혁 촬영감독에게 몰려들었고, 결국 김진만 PD가 귀여운 방해꾼인 황제펭귄을 유인하기 위해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킹펭귄 사투 현장!

카메라로 뛰어든 새끼 펭귄의 운명은?


[남극의 눈물] 3부, ‘펭귄행성과 침입자들’ 방영 이후 [남극의 눈물] 시청자 게시판은 시청자들의 원성으로 가득했다. 제작진이 포착한 킹펭귄과 천적 자이언트 패트롤의 사투장면이 그 원인이었다. 


3부에서 방영된 이 장면은 [남극의 눈물] 제작진이 가장 조마조마했던 경험으로 꼽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4마리의 어른 킹펭귄들이 새끼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천적인 자이언트 패트롤과 대적하는 아주 특별한 상황! 킹펭귄과 천적의 관계, 어른펭귄이 새끼펭귄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자세히 담겨진 이 장면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영상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천적 자이언트 패트롤을 피해 한 새끼펭귄이 카메라에 뛰어든 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날만은 마치 새끼펭귄의 부모가 된 것 같았다는 제작진들의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직접 영상으로 만나본다. 


남극의 눈물2


남극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비행기 연착에, 동상에... 제작진의 남극 고생기!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아마존의 눈물]의 김진만 PD가 2011년 1월, 본격적인 황제펭귄 촬영을 위해 남극으로 떠났다. 그러나 방영 직전인 지난 12월, 블리자드로 인해 제작진이 남극에 갇히는 바람에 입국일자가 한 달가량 미뤄졌다는 갑작스런 소식이 들려왔다. 남극에서의 생활은 날씨는 물론,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남극대륙 월동대에 참가한 제작진. 그들의 황제펭귄 촬영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카메라 여러 대가 얼어 터지고 편집기 전선이 고장나는 일은 다반사. 황제펭귄 서식지인 ‘오스터 루커리’까지 가는 동안 설상차가 크레바스(빙하의 깊은 틈)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고, 손이 얼어도 촬영을 위해 장갑을 낄 수 없었던 송인혁 촬영감독은 뺨에 동상을 입어 치료를 받는 등 아찔한 순간은 계속되었다.  


1년간의 항해 끝에 해양 생태계를 담아낸 제작진은 바다 속 가장 긴 거리, 연간 25,000km를 여행하는 혹등고래와 마주했다. 절규하는 60도라고 불리는, 험하기로 유명한 드레이크 해협을 항해한 제작진.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혹등고래는 물론 번식기를 맞은 코끼리 해표들의 피 튀기는 전쟁을 카메라에 담은 제작진의 아슬아슬한 항해일지가 모두 공개된다. 


대한민국 최고 제작진, 각 기지의 주방장이 되다!


제작진은 남극에서 촬영만 한 것이 아니다. 각 기지를 돌며 남극을 촬영한 제작진들은 기지 대원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특별 요리를 선보였다. 게다가 정식대원으로 참여했던 모슨 기지에서 제작진은 촬영을 다녀오면 남아있는 일감을 처리하기에 바빴다. 촬영은 물론 청소에 주방보조, 특별 요리까지, 원활한 촬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자세로 요리에 임했던 제작진들의 눈물나는 요리 실력 또한 에필로그에서 만날 수 있다.


남극의 눈물3


남극의 눈물 제작진은 마성의 매력을 가졌다? 동물에게만!


위험과 고난의 연속인 남극에서 제작진들이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제작진을 사랑한 동물들 때문이었다. 


4톤에 육박하는 육중한 몸집의 수컷 코끼리 해표의 짝짓기 싸움을 촬영하던 날에 조바심을 내던 제작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작진의 발에 다가와 애교를 부렸던 새끼 코끼리 해표, 사나워보였던 펭귄의 천적, 자이언트 패트롤은 제작진의 가방을 뒤지며 제작진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사람 몸집의 400배에 달하는 혹등고래는 호기심이 많아 사람에게 거침없이 다가와 제작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지구의 눈물 완결판, [남극의 눈물]


2008년 [북극의 눈물]부터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을 거쳐 2012년 [남극의 눈물]까지. 지난 4년에 걸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지구의 눈물] 시리즈가 이제 오는 17일 방영되는 에필로그로 막을 내린다. 제작진은 [남극의 눈물]은 끝났지만 아직 ‘지구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뉴욕 페스티벌 은상,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등으로 한국다큐멘터리의 저력을 해외에 알리고, 문명의 이기에 젖은 인간들만이 세상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지구의 눈물’ 시리즈. 그 대장정의 마지막을 17일 밤 11시 10분에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