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송

[본방사수] '한국인의 밥상' 70회, <밥상의 명품 조연 - 남해 멸치 >


[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바닷가 언덕을 따라 흐르는  다랭이논과 은빛 봄 바다로 둘러싸인 보물섬 !


남해 앞바다는 지금 멸치들의 천국이다. 때로는 시원한 국물로, 때로는 곰삭은 맛으로, 또 다른 음식을 빛나게 해 주는 감칠맛으로, 우리의 밥상을 빛나게 하는 명품 조연 멸치! 


17일(목) 저녁 7시 30분 <한국인의 밥상>에선 봄을 맞아 알을 가득 품고  남해로 찾아온 멸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봄 맞은 남해  미조항의 멸치 천국 



‘어라이~ 데야... 어라이~데야...’ 따가운 봄 햇살과 차가운 해풍, 멸치는 지독한 노동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밥상에 오를 수 있다. 새벽 4시 미조항, 남들보다 조금 이른 하루를 시작하는 30년 경력의 멸치잡이 어부 최혜주씨. 


그의 그물에 갓 잡힌 멸치 떼가 선사하는 은빛 군무! 그리고  선상에서 맛보는 멸치회덮밥과 묵은지 멸치찌개의 구수한맛! 



아름다운 풍광, 그 속에 담긴 恨! 남해 쌈밥으로 한입에 털어 넣다!



바다 코 앞 까지 깎아지른 산, 바다로 이어진 산등성이 그 주름 길을 따라 층층이 만들어진 108계단의 다랭이 논, 그곳엔 지금도 소로 밭을 일구고 굽은 허리로 지게를 지는 김태권 할아버지가 있다 가파른 다랭이 논에서 하루 종일 고된 일을 하는 그의 새참은 해풍을 가득 먹은 남해 마늘과 멸치 젓갈이 어우러진 싱싱한 멸치 쌈밥이다 


척박한 땅, 곡식이 귀했던 바닷가 마을에서 멸치 쌈밥이 탄생하게 된 이유와 한 뼘의 논이라도 더 늘리고 싶었던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멸치계의 명품 귀족, 죽방멸치!



남해의 지족 해협에는 수백여 년을 지켜온 오랜 풍경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국에 오직 스물일곱 개만 존재하는 죽방렴!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만 가능한 죽방멸치는 일반 멸치 보다 싱싱하고 상처가 없어 멸치 중에  최고로  손꼽힌다. 


500년을 이어 죽방렴을 지키고 있는 박대규씨와 그의 아들 박혜윤. 이 부자가 올 해 처음  죽방 멸치잡이에 나섰다는데...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 세운다는 봄 멸치 구이 그리고 막걸리로 헹궈 맛을 낸 멸치회!  여기에 지족마을 토박이 박대규씨가 말하는 멸치쌈밥 제대로 먹는 법까지!!  죽방멸치의 진미를 맛본다. 


 

남해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감초 멸간장!



알을 한껏 품은 맛 좋은 봄 멸치를 놓치기 싫었던 아낙들은 멸치로 젓갈을 담아 그 맛을 오래도록 즐겼다. 손끝이 여물고 부지런한 경상도 아낙 김순덕씨의 손길을 거치면 작년 겨울 김장 때 쓰고 남은 멸치액젓도 음식 어디에나 쓰일 수 있는 천연 조미료 멸간장(멸치로 만든 어간장)으로 재탄생한다. 


솔잎을 깔고 그 위에 삭힌 멸치 액젓의 찌꺼기를 가라앉힌 다음 다시 달여 간장처럼 만든 멸간장. 각종 나물 무침과 찜, 국에도 들어가지 않으면 섭섭한 남해밥상의 감초! 멸간장을 소개한다. 


 

노도 문어 잡이 부부의 시래기 먹장국!



남해 바다 끝 외딴 섬에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는 이석진 구영자 부부,  남편은 통발로 문어를 잡고 아내는 자연산 홍합을 캐 그들만의 밥상을 차리는데...  


먹을 물조차 구하기 어려워 빗물로 연명했던 섬에서 아내 구영자씨가 남편의 속을 풀어주는 음식으로 즐겨 했던 시래기 먹장국은 배고프던 시절, 버리는 문어의 내장을 말려 끓여먹었던 남해 토속 음식이다 반백년을 함께한 부부의 밥상에서 그들처럼 깊고 구수한 먹장국의  맛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