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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가학과 피학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


[오펀 문화예술팀=허순옥 기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분석심리학의 대가 ‘칼 구스타프 융’의 존경과 질투 그리고 그들 사이에 숨겨진 여인 ‘슈필라인’의 비밀스런 실화를 다룬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수입: ㈜영화사폴 / 배급: KT&G 상상마당). 영화 속 은밀한 비밀을 속속들이 밝히기 위한 '하지현 교수의 시네마 테라피'가 성황리 개최됐다. 


영화에 관심있는 관객들과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교수와의 솔직한 질의응답을 통해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가 던진 심리와 욕망, 그리고 성적인 담론들을 분석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네마 테라피'에 게스트로 참석한 ‘하지현’ 교수는 건국대학교 병원 정신과 전문의이자 교수로 정신분석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정신분석학을 쉽게 풀어내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심야치유식당], [하지현 박사의 소통과 공감], [관계의 재구성]등의 저서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고민과 상처를 치유해주는 작가이자 영화에 대한 많은 관심으로 영화와 정신분석을 접목시킨 강의를 통해 대중과의 만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하지현’교수는 “훌륭하고 솔직한 작품이기에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시네마 테라피’에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현’ 교수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솔직했고 관객들은 평소 만나보기 어려웠던 정신과 전문의에게 파격적인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영화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냈다.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성도착증 환자 ‘슈필라인’이 주치의 ‘융’을 만나는 과정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슈필라인’은 ‘융’에게 어린 시절 학대를 통해 성적 만족을 느끼는 병적인 심리상태에 대해 털어 놓는다. ‘슈필라인’을 향해 ‘융’은 의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연민의 정을 느끼지만 한편 은밀한 고백은 ‘융’에게 충동적인 욕망을 느끼게 하는 자극으로 다가온다. 서서히 ‘융’은 자신의 본능을 억눌러야만 하는 현실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결국 ‘융’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이상성격을 발견한다. 이성에게 고통을 주고, 폭력에 의해 상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통해 성적인 대리 만족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융’은 ‘슈필라인’을 때리면서 성적인 쾌감을 느끼게 되고 ‘슈필라인’은 그런 ‘융’의 손길에 성적인 만족을 느끼며 서로의 욕망을 채워주는 관계로 발전한다.



바로 이 파격적인 지점에 대해 ‘하지현’ 교수는 ‘스팽킹’이라 표현하며 영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하지현’ 교수는 “가학증(사디즘)과 피학증(마조히즘)의 역동은 동전의 앞, 뒷면과 같은 원리이다. ‘융’은 자신의 가학적인 행위를 통해 성적 만족을 얻는 다는 것을 처음부터 드러내지 않았지만 ‘융’의 욕망을 자극할 만한 피학증 성행위자 ‘슈필라인’ 으로 인해 ‘융’은 가학증에 대한 욕망을 확인했다. 둘의 만남은 상호작용을 이루었고 그로 인해 가학적이며 피학적인 성행위가 구체화 된 것이다”라고 말하며 영화에서 드러나는 다소 외설적 일수도 있는 성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 관객은 “그렇다면 사디즘과 마조히즘 증상은 고칠 수 없는 것인가요?”라고 질문하자 ‘하지현’ 교수는 “성도착증은 만성적이며 동시에 심각한 증세이다. 특히 소아성애증은 병적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라고 답하였다. 이어 “그렇다면 ‘슈필라인’은 피학증을 좋아하는 마조히스트였나요?”라는 질문에 “그녀는 피학만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예로 ‘슈필라인’은 헤어지자고 하는 ‘융’의 얼굴에 칼을 대며 그를 위협한다. 이러한 행동은 가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슈필라인’에게 가학증과 피학증의 전이가 일어난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가학증과 피학증, 즉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분리되어 일어날 수 없는 것이며 동전의 앞과 뒷면처럼 유기적이다”라고 답하였다. 계속되는 솔직한 질문에 대해서도 ‘하지현’ 교수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며 대담 현장의 열기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만나 볼 수 없던 은밀한 비밀을 수면 위에 꺼내놓은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의 파격적인 비밀과 스캔들은 오는 5월 10일 국내 관객들에게 공개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