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인터넷방송팀=유보경 기자] 제주도에 올레길이라는 관광상품이 생긴지 5년, 그 길을 거쳐 간 사람도 약 1백90만 명에 이른다. 원래 올레는 큰길에서 집 앞까지의 작은 골목을 말하는 제주도의 방언이다.
노란 유채꽃이 가로수처럼 피어있는 제주도 올레길에는 그 길을 거닐며 지친 마음과 몸을 치유하려는 올레꾼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제주도의 자연이 있다.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올레길을 따라 하고 싶다는 관심을 받으며 자연 그 자체의 문화 브랜드로 각인되어가는 제주도 올레길. 총 19코스의 올레길은 각 코스마다 제주도 각양각색의 자연이 가득 담겨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이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제주도의 자연 밥상을 소개한다. 4월 26일 저녁 7시30분 방영.
뼈에 좋은 제주 보양식 깅이죽을 아시나요?
올레 1코스에서 만난 박추란 할머니는 바다에 나가 방풍나물을 뜯고 갯벌에 나가 깅이를 잡아오는 해녀이다. '깅이'는 방게의 제주도 방언으로 4~5월이 가장 살찌고 알이 꽉 찬 시기이다. 뼈에도 좋고 관절염이나 신경통, 허약체질에 좋다고 알려졌다.
깅이를 돌절구에 넣고 곱게 빻고 쌀을 볶아 함께 오래 저으며 끓여야 하는 깅이죽은 많은 정성이 들어간 제주도의 특별한 죽이다. 깅이로 죽을 끓여 먹으면 특히 아픈 다리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제주도의 어른들이 오래전부터 즐겨 찾는 보양식이었다.
부끄러워 손도 못 잡았던 김달릉, 이정순 부부의 보리국수!
서귀포시 신도리의 김달릉 할아버지 댁에는 이제는 보기 힘든 제주도의 전통 부엌이 남아있다. 부엌에는 밥, 국, 반찬, 그리고 소 여물을 끓이기 위한 4개의 아궁이와 4개의 가마솥이 있다. 밭일이 한창인 요즘 빨리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이정순 할머니의 부엌 안은 연기로 가득 찬다. ‘이어도 해라! 이어도 해라!’ 노래를 부르며 마당에 앉아 사이좋게 맷돌을 돌리는 김달릉, 이정순 부부. 쌀이 귀하던 시절 거친 보리를 맷돌에 갈아 반죽을 하여 만들어 먹던 보리국수가 점심밥상에 올랐다. 한 때 어부였던 할아버지와 해녀였던 할머니의 투박한 보리국수와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우럭구이가 놓인 소박한 상차림을 만나보자.
점점 사라지고 있는 제주도 전통의 결혼잔치
제주도의 결혼잔치는 다른 지역의 결혼잔치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보통 결혼식 잔치를 3일 정도 하는데 첫째 날에는 돼지를 잡으며 잔치의 시작을 알리고 둘째 날에는 일가친척과 동네 어르신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한다. 점점 사라져 가는 제주도의 전통 결혼 풍습 속에서 애월읍의 김성배 씨 막내아들의 결혼잔치가 벌어졌다.
제주도에서 결혼식은 한집안의 행사가 아니라 온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먹고 즐기는 마을의 잔치이다. 제주도 결혼잔치 음식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 두부, 순대, 빙떡 등 제주도만의 잔치 음식을 소개한다.
나이는 50대! 밥상은 70대! 내가 바로 제주토속음식의 명장!
정묘생 씨는 봄이 되면 고사리를 꺾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제주도 지천으로 깔린 고사리는 해풍을 맞으며 화산토에서 자라기 때문에 내륙의 고사리와는 또 다른 독특한 풍미가 있다. 직접 꺾은 고사리를 넣고 오랫동안 끓여 마치 죽처럼 만드는 고사리 육개장. 고구마에 달콤한 당을 넣어 쪄먹던 추억의 간식 빼때기청. 냉장고가 없던 시절 남은 보리밥에 미지근한 물을 붓고 누룩을 넣어 발효시킨 100% 자연 음료 보리쉰다리. 제주도 전통의 어머니 밥상을 먹기 위해 주변의 지인들은 정묘생씨를 찾는다. 제주도 출신이라도 젊은 사람들은 모르는 정묘생씨의 제주 토속밥상은 언제나 인기다.
우리는 천생연분! 한림읍의 소문난 잉꼬부부!
박승준, 변명옥 씨는 한림읍뿐 아니라 제주도에서도 소문난 잉꼬부부이다. 선원관리사였던 박승준 씨가 스페인에서 제주도에 있는 변명옥 씨를 그리워하며 보낸 연애편지들은 30년이 지난 이제는 추억이자 가장 큰 보물이 되었다.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지금의 시간까지 지내온 부부. 지금 변명옥 씨는 시아버님의 제사준비로 분주하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제주도의 풍습으로 땅과 밭, 해, 달, 별을 뜻하는 5가지의 떡과 꼬치에 끼워 돼지고기와 소고기, 상어, 소라, 문어 등을 적으로 올리는 제주도의 전통제사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들의 로맨틱한 연애이야기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제주 전통 제사음식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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