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펀 방송연예팀=유보경 기자] [MBC 스페셜]은 오는 1월 9일(수) 밤 8시 50분, 신년 특집으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위협한 21세기의 대재앙들을 통해 삶의 의미와 남겨진 과제를 되짚어보는 ‘대재앙과 인간’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를 방영한다.
지난 1부에서 중국 쓰촨성의 대지진과 일본의 쓰나미 그 이후를 취재한 데 이어, 이번 2부에서는 한국에서 일어났던 ‘태안 기름 유출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등을 다루며,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를 살펴본다.
태안 기름유출사건,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07년 12월 7일 서해안 태안 앞바다에서 허베이 스피릿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충돌하여 원유 1만 2547㎘가 유출되는 사상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바다는 순식간에 검은 기름과 타르볼로 뒤덮였고 검은 재앙(災殃)이 시작됐다.
태안은 사고 당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특히 120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에 참여한 사례는 세계적인 미담 사례로 회자되기도 했다. 덕분에 5년이 지난 의항리 앞바다는 기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이 제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들은 5년째 사고 피해에 대해 거의 보상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는 사고당사자인 허베이 스피릿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그런데 주민들은 양측 모두에게 분노하고 있다. 태안기름유출사건은 피해자들이 IOPC에 신청한 피해보상액 약 2조7000억 원 중 6.4%에 불과한 1800억 원 가량만 보상받았다. 취재진이 찾아갔던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의 경우 주민피해 집계액이 200억원에 달하는데도 주민 보상은 10억원대에 불과한 상태. 태안 지역 주민들 가운데에는 영세한 맨손어업, 소규모 무허가 양식업 종사자가 많아서 IOPC측에 입증할 영수증, 세금납부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편 이 사건의 또 다른 원인 제공자 삼성중공업은 법적으로 보상액 56억 원을 판결 받았다. 선주 측의 중과실이 없으면 사고피해금액과 관계없이 보상액수를 배 무게에 따라 제한하는 ‘선주책임제한법’의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삼성은 도의적 책임으로 1000억 원의 지역발전기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그 역시 적은 액수라며 주민들은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사고발생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생활고와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태안 주민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보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지역경제가 피폐해지면서 주민들은 겹시름에 잠겨있는 상태. 2012년 12월, 주민들은 다시 삼성중공업, IOPC, 정부를 상대로 한 힘겨운 투쟁의 길에 올랐다.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태안기름유출사건 5년을 [MBC 스페셜]에서 짚어봤다.
전쟁 같던 1시간, 연평도 포격사건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서해 연평도의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170여 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무차별 포격 속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 19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와 가옥 및 시설 파괴로 인한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포격의 현장 속에서 공포에 떨던 연평도 주민들. 북한의 무차별 포격이 가해지던 그날은 아비규환의 전쟁터였다. 포격 후 2년이 지난 지금, 유가족과 연평도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시간 7분. 170여발의 포탄이 연평도를 향해 쏟아지던 생사(生死)의 시간.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은 포격이 멈추자 서둘러 피난길에 올랐고 총 326동 정도의 건물이 훼손됐으며, 연평도 전체 임야 556ha의 약 4.5%에 해당하는 25ha가 불타버렸다. 적이 쏜 포탄에 산화한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고결한 희생을 기리는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서해5도 특별지원법 제정 후 몰라보게 달라진 연평도. 정부 지원으로 32동의 주택이 새로 지어졌고 부분 파손된 239동도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100억원을 들여 최신식의 대피소 7동도 완공했다. 최근 연평어장 특유의 단맛을 자랑한다는 연평도 꽃게가 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은 계속되고 있었다. 여전히 포격의 상흔이 남아 있는 연평도를 [MBC 스페셜]이 취재했다.
백색 연기의 재앙(災殃),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건 ‘100일간의 기록’
2012년 9월 27일 오후 3시 43분 구미 4공단 휴브글로벌 공장 근로자의 실수로 탱크로리의 밸브가 열리면서 순도 99.8%의 불산가스가 누출되었다. 직원 5명 사망, 방제작업 인원 18명 부상, 고사(枯死)된 농작물 212㏊, 가축 피해 3943마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인 불산은 세포조직을 쉽게 통과하는 성질이 있고, 특히 피부와 호흡계, 시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 물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건 발생 3시간이 지나서야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이마저도 다음날 안전하다며 돌려보냈다. 하지만 정부가 안전기준으로 삼았던 국립환경과학원의 1ppm이라는 수치는 작업장 안전 기준치의 2배에 달했다. 고통을 호소하던 주민들은 10월 6일 마을을 떠나 대피소에서 피난생활을 시작한다.
사고발생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시작된 보상 회의. 하지만 한평생 농사만 지어오던 순박한 농민들에게는 오염된 지역의 향후 미래를 건 이 협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 가을부터 한겨울까지 두 달 이상의 피난민 생활로 지칠대로 지친 피해주민들은 과연 따뜻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구미 불산 사고 발생 후 100일간의 기록을 [MBC 스페셜]에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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