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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펀 칼럼] 요즘 다들 뭐하고 노세요?

오펀 칼럼 2012.01.30 00:45
어린 시절, 또는 젊은 시절. 누군가에겐 과거, 또는 누군가에겐 바로 지금.

노는 데만 모든 정열을 쏟아부을 때가 있는 법이다. 아니, 요즘은 입시 경쟁과 학자금 대출에 눌려 그렇지만도 못한가?  그렇다면 욕한방 쏴주고. 이런 제길.

그러나 필자 처럼 서른을 훌쩍 넘겨 마흔 되기를 두려운 마음으로 꼽아보는 세대들에겐 대부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단, 젊은 시절부터 일만 해서 대통령도 되고 하는 분들은 빼고.

무전여행이라는 낭만 컨셉이 있었고, 전국 여행이라는 도전 컨셉도 있었다. 서태지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압구정동의 오렌지족 트렌드도 있었고 홍대 클럽에서 시작된 클러빙 트렌드의 시작도 겪었다. 서울시내 대학간의 언더그라운드 포커게임 리그도 존재했고, 심지어 대학의 시위 문화가 축제처럼 변화되던 90년 대 전후반의 시절도 겪었다. 

뿐이랴. 

생활이 그닥 여유롭지 못했던 젊은이들은 인사동에 밀집된 갤러리들의 오픈 리셉션에 가서 음식을 취식하기도 했고, 저렴한 제기동의 '몸부림'에서 춤을 추거나 신분제로 운영되던 신촌'스페이스'의 상위층을 공략하기 위해 멋을 부리기도 했다. 남의 학교 축제에 가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50명, 100명이 모여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무모한 추억도 있다. 



요즘엔 다들 뭘하고 놀까?

젊은 세대는 뭘하고 놀고, 아이들은 뭘하고 놀까? 그나마 아이들이 뭘하고 노는 지는 알겠다.이젠 친구들의 아이들이 뭘하고 노는지를 들여다 볼 나이가 됐으니까.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이 뭘하고 노는 지는 도통 알기가 어렵다. 물어봐도 신통찮다. 뭔가 놀기는 노는데, 다들 제각각이다. 할 수 없이 관찰과 분석을 해봐야 한다. 

유흥가는 더욱 발전한다. 과거엔 압구정과 강남, 그리고 신촌과 대학로, 영등포가 중심 지역이었다면, 지금은 홍대와 건대가 압도적인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리고 지역별로 노는 문화가 다른 소위 섹터화가 시작됐다. 지역마다 노는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다. 그리고 이 추세는 더 강화될 것 같다.  

동시에 스포츠와 레저도 발전한다. 지역 스포츠 문화도 발전하고 인터넷을 통해 서로간에 관심이 같은 사람들끼리 나이와 성별을 구분 않고 모여서 논다. 동네마다, 단체마다 너나 할 것 없이 다양한 스포츠, 레저 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있다. 비단 사회인 야구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스포츠 동호회가 커나가고 있다. 

인터넷 게임도 발전한다. 이 놀이 방식은 지역도 넘어서고 심지어 언어와 국경도 넘어간다. 전세계가 같은 시간에 모여 노는 방법이 생겨나 버렸다. 이렇게 노는 방식은 우리 세대가 그 진수를 느끼기에 쉽지가 않다. 다만, 게임폐인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듯이, 그 중독성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다. 

이렇게 따지다보면 한도 끝도 없다. 시대는 달라져도 노는 것은 여전한 거다. 



잘노는 사람들을 보면, 필자도 그런 길을 걸어와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든다. 반면, 잘 못노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왜냐면 말이지. 잘논다는 건 그만큼 에너지가 젊다는 거고, 그건 그만큼 멋지다는 거다. 잘못노는 사람은 일도 잘못한다는 말. 그게 그냥 나온 건 아닐거다. 

그렇다면, 나이를 먹어가는 중년들은 대체 뭘하고 놀까? 아니, 놀기나 할까? 

잘 들여다보면, 중년들도 잘논다. 다만, 아이들과 잘노는 중년과 그렇지 못한 중년들로 나뉠 뿐인 것도 같다. 아이들과 따로 노는 중년들의 놀이란 건 굳이 매체를 통해 전달할 필요도 없을 지도 모른다.(오펀 편집국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ㅎ)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노는 대목에서는 뭔가 매체에서 다룰 것들을 계속 들어다봐야 할 것만 같다. 



"요즘 뭐하고 노세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 질문이 되버렸다. 그런데, 질문을 하다보니 이게 나에게도 중요한 화두가 되버렸다. 한때 꽤 놀아었지만, 어느 새 먹고사느라 노는 감각을 잊고 놀기를 포기한 나에게 이 질문이 나의 퇴화된 감각들을 꼬물꼬물 살아나게 만드는 주술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생활이 변하고 있다. 아무리 바뻐도 놀기 위한 시간을 내고 있고 뭘하고 놀까를 고민하면서 이것 저것 찾아보는 습관이 베고 있다. 새로운 것도 먹고, 새로운 곳도 간다. 지금껏 해보지 않는 것들을 해보고, 새로운 것들을 본다. 

기쁘다. 그래. 노는 데는 나이가 없는 거다. 평생을 놀아야 한다. 그리고 놀기 위해서 배워야 한다. 새로운 놀이에 대한 배움이 없이 노는 감각은 살아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감각은 나를 살아있게 만들고 젊은 생기를 불어넣어줄 것을 안다. 

평생을 놀아도 다 못노는 것이 노세와 놀세의 법칙이 아니던가. 

자, 그럼 여러분들은 요즘 뭐하고 노세요? 

[유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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